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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key 17, 17/03/2025 Mickey 17한국어 제목: 미키 17감독: 봉준호출연: 로버트 패틴슨 Robert Pattinson, 나오미 아키 Naomi Ackie, 마크 러팔로 Mark Ruffalo    개봉날만을 기다렸는데, 정작 장마 이슈로 집순이가 되면서 열흘 만에 극장에 다녀왔다. 평일, 그것도 비 오는 월요일 오후에 누가 극장에 갈까 생각하면서 6시 상영에 맞춰 극장에 갔는데 역시나였다. 6시를 갓 넘겨 매표소에 도착한 내가 티켓을 구입하자 무전기로 "6관 상영"을 속삭이는 직원. 환하게 불을 켜 둔 상영관에서는 내가 자리에 앉자 기다렸다는 듯 조명을 끄고 바로 영화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아니, 6유로 50센트에 상영관 전세라니요? 처음엔 살짝 무섭기도 했는데 영화에 몰입하면서 분위기에 익숙해지지자 마치 거실에서 티..
The Room Next Door, 13/03/2025 The Room Next Door(2024)한국어 제목: 룸 넥스트 도어감독: 뻬드로 알모도바르 Pedro Almodóvar출연: 틸다 스윈튼 Tilda Swinton, 줄리안 무어 Juilanne Moore   틸다 스윈튼과 줄리안 무어라니...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멋진 배우들과 거장으로 명명되는 감독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영화. 틸다 스윈튼은 선이 굵은 강렬한 얼굴과 큰 키, 낮은 목소리가 뿜어내는 모던하지만 압도적인 묘한 아우라가 느껴지는 배우이다. 그에 반해 줄리안 무어를 보면 늘 잘 단장된 아름다움 속에서도 어딘지 단단함이 느껴진다. 킹스맨 골든 서클에서 광기 어린 역할을 맡았을때조차 차가운 매력이 돋보였다. 뻬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사실 아직 잘 모르겠다. 오래전 (2002)를 보았을 당시엔..
시녀이야기 THE HANDMAID'S TALE, 07/03/2025 제목: 시녀이야기 THE HANDMAID'S TALE(1985)저자: 마거릿 애트우드 Margaret Atwood한국어판 출판: 황금가지한국어판 발행: 2018   가끔 표지 디자인에 현혹되어 책을 읽게 되는 경우가 있다. 황금가지 판 (2002)의 표지는 언뜻 보면 선명한 붉은색에 녹빛과 청빛의 대비가 강렬하고 꽃 그림이 있어 뭔가 미드소마 느낌이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붉은 드레스에 하얀 머리가리개를 쓴 채 나란히 줄지은 시녀들이었다. 표지를 보고 궁금하기도 했고 몇 년 전부터 화제성이 있었던 걸로 제목이 귀에 익었지만 - 왜인지는 모르고 - 이번에 드디어 읽게 되었다. 종이책은 총 532쪽으로 나오는데, 전자책으로 읽는 나에게 내 폰트 사이즈로는 총 806쪽으로 표기되어 처음에는 읽기 조금 부담스럽..
The Substance, 22/02/2025 The Substance, 2024한국어 제목: 서브스턴스감독: Coralie Fageat출연: Demi Moore, Margaret Qualley   어제 이 영화를 보기 전, 이미 요약본을 3주 전에 보았다. 징그러운 장면들이 많아서 괴로웠다는 후기들이 있어, 전편을 볼 자신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영화나 드라마의 줄거리를 요약한 영상 클립들이 유튜브에 워낙 많아 원작 대신 요약본을 보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은데, 그걸로는 영 본 것 같지가 않다. 옛날에 많았던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하이라이트 영상은 보고나면 더 궁금해서 원작을 찾아보게 했었기에 요약본을 본 걸로는 그 작품을 본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는 것이지. 물론 스포일링를 하지 않는 소개 영상과는 달리 요약본에서는 결말도 알려준다..
Bolero 2012년, 처음 스페인어 공부를 시작하고 얼마 안되어 Los Panchos 로스 빤초스의 노래를 들어보라는 권유가 있었다. 아무래도 낯선 스페인어를 귀에 익게 하는데에 노래만한 것이 없지. 게다가 빠르지 않은 템포에 복잡하지 않은 가사, 무엇보다 선율이 아름다워 분명 좋아하게 될거라기에 난생 처음 Bolero 볼레로를 접하게 되었다. 볼레로는 19세기말 쿠바에서 탄생한 음악 장르로, 기타와 퍼쿠션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 특징인데  2023년에 인류무형유산에 지정되었다고 한다. (오늘 글을 쓰며 알게 된 사실. 위키피디아 참조) 사실 장르 전체에 대한 지식도 없고 늘 듣는 곡만 듣는데, 그럼에도 큰 애정을 가지고 있다. 우선 곡이 정말 아름답고 가사는 매우 시적이며 주로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이 많아 부드러..
Slow Horses, 11/02/2025 제작: Apple TV주연: Gary Oldman (Jackson Lamb 역), Jack Lowden (River Cartwright 역), Kristin Scott Thomas (Diana Taverner 역) 등장르: 스파이, 스릴러    의 네 시즌을 모두 보았다. MI5요원들이 등장하는 첩보물로 각 시즌별, 하나의 큰 사건을 다루는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이제는 예전처럼 밤을 세워가며 binged-watching을 하지는 않아서 총 24개의 에피소드를 끝내는데 열흘 정도 걸린 것 같다. 2025년 시즌 5의 방영이 예정되어 있다니 기대된다.    첫 에피소드는 공항에서 진행되는 작전을 긴박하게 보여주며 시작하지만, 결국 작전은 실패하고 해당 요원(리버 캇롸이트)은 본부에서 쫓겨나 폐물..
El Espíritu de la colmena, 02/02/2025 , 1973한국어 제목: 벌집의 정령감독: Víctor Erice 출연: Fernanado Fenán Gómez, Teresa Gimpera, Ana Torrent, Isabel Telleria    이번 한국 개봉으로 알게 된 "벌집의 정령".'1973년 작품을 지금?'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작품 자체의 가치와 함께 고전영화 재개봉 트렌드가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이해가 되었다. 나의 경우, 영화 보기를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고전영화들은 몰입의 어려움이 있어서 선뜻 보기가 쉽지 않은데 이 영화도 소문을 듣지 못했다면 찾아서 볼 일은 없지 않았을까. 그래도 일단 보기로 한 이상 뭔가 있겠거니 하고 보는 끈기(?)는 또 있어서 열심히 단서들을 찾아 의미를 추론해보며 영화를 끝냈다. 단 한 번으로 전혀 명쾌..
긴긴밤, 03/02/2025 제목: 긴긴밤저자: 루리 (글·그림) 출판: 문학동네발행: 2021    며칠전, 이 책을 추천하는 트윗이 흘러들어와 내용을 찾아보고는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라는 것을 보고서 조카에게 같이 읽자고 카톡을 보냈더니, 마침 자기도 읽고 싶은 책이었다고 당장 읽어보겠다며 "참, 또 이렇게 취향이 겹치네."하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 대답이 어찌나 귀여운지 하루 종일 그 말이 떠올라 순간 순간  혼자 웃었다. 그리고 어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책을 펼쳤다.    은 '나'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주인공 펭귄이 코뿔소인 '노든'에 대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어느 긴긴밤, 노든이 '나'의 두 아빠 치쿠와 윔보, 노든의 아내와 딸, 코끼리들과 코뿔소 앙가부에 대해 이야기..